사지방에서 본 GTC 2021: NVIDIA가 그리는 미래의 메타버스, 산업 자동화, 데이터 센터 그리고 AI
매년 봄, 실리콘 벨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 세계의 그래픽, 머신러닝 분야 전문가들과 비디오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가 개최된다.
그래픽 기술 콘퍼런스(GTC)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한 때 게이밍 그래픽 카드 업계의 선구자이자 선두주자였던 NVIDIA에서 개최하는 그래픽 기술 행사였으나, 이제는 그 내용도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NVIDIA가 게이밍 회사에서 머신러닝 회사로 탈바꿈을 선언한 이후로 게임은 물론 헬스케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산업 전 분야로의 주제 확대가 이루어졌고, 올해에는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 요슈아 벤지오 박사가 참여할 정도로 그 규모도 커졌다.
2020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개최지가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유튜브로 변경되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접근성이 좋아지고 참가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군대에서 편하게(?) GTC 2021에서 공개된, NVIDIA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GTC 2021 키노트를 요약하고, NVIDIA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키노트 오프닝: 이 시대의 다빈치를 위하여
언제부턴가 GTC 키노트의 오프닝은 프랑스의 작곡가 AI인 AIVA가 작곡한 음악과 함께 머신러닝 스타트업들을 소개해주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연출의 영상을 틀어주는 것이 일종의 규칙이 되었다.
2시간 분량의 키노트는 안 보더라도, 이 오프닝 영상만큼은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보시길 바란다.
이번 오프닝 영상의 주제는 "For the Da Vincis of Our Time"인데, 2020년 활발히 연구된 Generative Model 기술에 기반한 예술적인 AI나 AI 기술이 인류를 돕는 사례에 집중하여, 사람을 위한 AI라는 인상을 주려는 느낌을 받았다.
머신러닝을 이용해 특이한 패턴을 갖는 예술작품을 만들고, 이를 전시하는 장면으로 영상이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응용한 장애인들은 위한 기술이 등장하는데, 하반신 마비 환자의 재활 치료 장비가 지형을 인식하여 계단을 극복하거나, 과거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던 시각 장애인용 임플란트 칩을 딥러닝으로 개선한 사례가 등장한다.
무인 드론으로 불법 어선을 단속하거나, 멸종 위기종을 추적, 관찰하고, 산불을 감시하는 등 AI를 통한 자연 보호 활동 사례도 많이 보여줬는데, 기술의 우수성이나 가능성보다도 실제로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 영상을 내내 해설해준 나레이터 분의 얼굴이 공개되며 영상을 끝맺는다. 이 부분은 특히 영상으로 봤을 때 신기한 점이 많아서, 자세히 설명하기보단 독자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GTC 2021 Keynote by Jenson Huang
영상이 끝나고, 마침내 NVIDIA의 CEO 젠슨 황 아저씨가 등장하여 키노트를 시작한다.
NVIDIA의 신기술이라는 제목의 슬라이드에는, 네 개의 기둥으로 구성된 NVIDIA의 주 영업 분야가 등장한다.
좌측에서부터 그래픽과 메타버스, 가속컴퓨팅, AI, 자율주행 분야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Omniverse: 현실과 가상을 잇는 궁극의 메타버스 플랫폼
NVIDIA는 그래픽 회사로 시작하였고, 여전히 그래픽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래픽을 연구했다는 것은 현실 세상의 모습, 물리, 사물 등을 가상 세계로 옮기는 방법을 연구했다는 뜻이며, Omniverse는 수십 년간 축적된 NVIDIA 그래픽 기술로 빚어진 산물이다.
Omniverse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첫째가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자를 위한 Nucleus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Nucleus를 통해 각자 Maya, 3DS Max, Unreal Engine 등 그래픽 툴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다른 툴로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자 사용할 수 있는 툴이 다른 디자이너들 간에도 원활한 협업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 요소는 Omniverse 플랫폼의 렌더링 엔진이다. 실제 사용자에게 보이는 부분을 담당하는 렌더링 엔진은 NVIDIA AI와 통합되어 있으며, NVIDIA의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Physics 등을 활용하여 현실적인 물리 현상과 그래픽을 보여준다.
마지막 요소는 NVIDIA Cloud XR이다. 젠슨 황은 이를 일종의 "스타게이트"라 묘사하였는데, 이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VR을 통해 Omniverse의 세계로 들어가거나, Omniverse의 요소가 AR을 통해 현실 세계로 나올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통해 NVIDIA는 현실 세계와 완전히 똑같은 디지털 트윈 세계를 가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상 세계에서는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같이 게임을 즐기거나 사교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NVIDIA는 이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고자 한다.
BMW는 NVIDIA와 협업해 자사의 자동차 생성 공장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다.
덕분에 공장에 인원이나 자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규격은 어떠한지, 생산 공정의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공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세계 어디서나 알 수 있게 되었다.
Isaac: 메타버스와 AI 로봇 학습
머신러닝 기반으로 작동하는 로봇의 학습에는 현실 세계에서 수백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NVIDIA Isaac은 Omniverse로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이러한 훈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현장에 배치될 수 있다.
Omniverse 렌더링 엔진은 현실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상 환경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가상의 직원이나 돌발 상황 등을 시뮬레이션 하기에 Isaac은 짧은 시간 가상공간에서 훈련한 것 만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Project Grace: 데이터 센터용 CPU의 등장
엔비디아는 작년부터 CPU 반도체 생산 업체 ARM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GTC에서 NVIDIA는, ARM 기반으로 개발한 데이터 센터용 CPU인 Project Grace를 공개했다.
코볼 언어의 핵심 개발자이자 미군 제독인 그레이스 호퍼의 이름을 딴 이 CPU는, AI를 비롯한 대규모 데이터 컴퓨팅 가속을 위한 CPU이다.
주기억장치(RAM)와 GPU 사이를 CPU가 중계하는 기존 컴퓨터 구조에서는 단일 CPU에 여러 개의 GPU가 연결되어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ARM 기반의 새로운 NVIDIA 데이터 센터 구조에서는 주기억장치와 GPU 간에 독립된 GRACE칩 여러 개가 투입되어 데이터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그 결과, 현재 세계 최고 성능의 단일 컴퓨터인 DGX의 성능 450SPECint_rate을 한참 앞서는 2400SPECint_rate의 성능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NVIDIA는 향후 2년 간격으로 데이터 센터용 GPU/DPU 아키텍처를 발표하고, 새로 추가된 CPU의 경우 2023부터 역시 2년 간격으로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NVIDIA의 데이터 센터 시장 정복을 향한 강한 열망이 돋보였다.
NVIDIA AI: 엔드 투 엔드 AI 플랫폼
딥러닝이 주목받기 시작한 2012년부터 NVIDIA는 AI와 가장 밀접한 회사였다.
딥러닝 시대의 시작을 알린 AlexNet은 NVIDIA의 게이밍 그래픽 카드 GTX 780에서 학습되었다.
NVIDIA는 AI의 발전 과정을 함께하며 데이터 준비부터 모델 학습, 배포와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망라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렛폼은 VMWare 기반이며, 모든 VMWare 환경에 쉽게 배포되고, 활용할 수 있다.
이 플렛폼을 NVIDIA EGX Enterprise라고 한다.
더불어, 5G 시대에 맞춰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5G 기지국용 컴퓨팅 칩인 Aerial A100도 공개했다.
Ampere GPU와 BlueField DPU를 결합한 이 칩은, 가장 진보된 형태의 PCI Express 칩으로, 최대 9100MHz의 다중 MIMO를 처리할 수 있다.
Aerial A100을 갖춘 NVIDIA EGX 서버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기능, AI 엣지 데이터 센터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최초의 5G 기지국이 되는 것이다.
NVIDIA AI 연구
NVIDIA는 AI 선도 기업으로써, 다양한 AI 기술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키노트에서는 기존에 공개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던 DLSS, StyleGAN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소개되었다.
마인크래프트 맵을 3D 지형으로 바꿔주는 GANcraft, 이미지를 3D 모델로 만들어 주는 GANverse3D, 사람의 얼굴을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는 Face Vid2Vid 등 NVIDIA가 두각을 나타내던 Generative Model 분야의 신기술들은 이번에도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현실 세계의 로봇을 가상 환경에서 훈련시키는 Sim2Real, 물리학 예측을 위한 AI인 SimNet, 양자 화학 연구용 AI OrbNet, 의학 용어 전문 언어 모델 BioMegatron 등 기초 과학 분야에서도 인상적인 기술도 많았다.
TAO: 전이 학습 프레임워크
NVIDIA는 다양한 분야의 SOTA(State of the art)급 딥러닝 사전 학습 모델을 갖고 있다.
이 모델들은 사용자들이 각자의 문제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며, 이를 쉽게 파인튜닝 할 수 있도록 TAO 프레임워크가 제공된다.
TAO를 활용하면, 사용자는 코드 한 줄 작성하지 않고 NVIDIA의 최고 성능 모델을 자신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사용자의 GPU에 최적화된 모델을 얻을 수 있다.
NVIDIA Jarvis: SOTA급 대화형 AI
대화형 AI에는 STT(음성 인식), 언어 이해, 번역, TTS(음성 생성) 기술 등 다양한 딥러닝 요소가 들어간다.
NVIDIA Jarvis는 역대 최고 성능의 대화형 AI로, 영어,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의 5개 국어로 100밀리 초 안에 소통이 가능하다.
NVIDIA Jarvis 역시 NVIDIA TAO로 파인튜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영역에 전문화된 대화형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
Jarvis의 번역 성능도 놀라운데, Bilingual Evaluation Understudy 평가에서 영어>일본어는 40점, 영어>스페인어는 50점을 기록했다. 40점은 우수한 수준의 번역, 50점은 유창한 번역으로 평가받는 수준이다.
Jarvis는 향후 65개의 언어로 학습되어 커뮤니티에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NVIDIA Drive AV: 엔드 투 엔드 자율주행
NVIDIA는 자율주행 자동차 생산부터 운용의 전 분야에 관여하고자 한다.
ORIN 칩은 자율주행 자동차용 컴퓨터로, 자동차의 상태 관리와 사용자 정보 제공, 인터렉션, 자율주행 등 전 분야를 처리하기 위한 칩이다.
NVIDIA는 점차 이러한 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이러한 투자는 몇 세대에 걸친 장기전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NVIDIA는 Omniverse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훈련시키기 위해 디지털 트윈 세상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DriveSim이라 한다.
마무리
GTC 2021에서, NVIDIA는 4개의 주요 기술을 소개했다.
- 메타버스 (옴니버스)
-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학습시킬 수 있는 디지털 트윈 세상
- 새로운 DGX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 대규모 트랜스포머를 위한 Megatron
- 신약 탐색을 위한 Clara
- 양자 컴퓨팅을 위한 cuQuantum
- 이제 NVIDIA는 3칩 회사이다. (CPU, GPU, DPU)
- AI
- EGX 플랫폼
- Jarvis, Merlin 등 모델
- NVIDIA TAO
- 자율주행
- Drive Sim
- Orin, Atlan
- Hyperion 8 플랫폼
글에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알기 쉽게 다루고자 하였으나 필자의 지식과 지면의 한계로 다루지 못한 부분도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사지방에서 본 GTC 202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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