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족한 줄 아는 사람이 되자. [2023 하반기 계획]
오랜만에 계획 글을 쓴다. 군대에 있을 때는 애초에 내가 계획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핑계로 무계획의 삶을 살았지만, 이제 다시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야지.
1학기를 보내며 연구실 일정 따라가랴, 수업 들으면서 학점 관리하랴 주어지는 과제들을 수행하며 살다 보니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못 하거나, 해야 할 것들을 힘들단 핑계로 안 하기도 하였는데, 이런 부분도 이제 잘 계획해서 실천해 봐야겠다.
장기 목표: 척척 학사가 되자.
6개월간 연구실에 적응하고, 선배 연구원들을 보며 연구원으로써 가져야 할 자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학사 졸업 후 본격적으로 석사 과정을 시작하기 앞서 남은 1년 6개월. 내 목표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체득하는 것이다.
- 연구
- 스스로 최신 논문 follow up,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및 습관
-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수 있는 문제 정의 및 실험 능력
- 업무
- 프로젝트(과제) 진행에 문제없는 수준의 문서 작성 및 사무 능력
- 30분 이상의 사무적 내용을 스크립트 없이 발표할 수 있는 수준의 발표 능력
- 개발
- 자연스럽게 클린 코드가 튀어나오는 파이썬 실력
- 연구 설비를 스스로 셋업, 유지보수할 수 있는 수준의 HW/도커 등 지식
- 기타
- 영어 발표 10분 이상 가능한 영어 실력
- 영어 논문 작성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영작 실력
- 연구자의 삶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
- 빈틈없는 수학, 컴퓨터공학 지식
연구 분야는 연구실에서의 꾸준한 공부를 통해 자연히 체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귀찮더라도 최신 논문을 두루 읽어보는 습관을 갖고, 실천하면 자연히 문제 정의 능력도 향상될 것이다. 일단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1주 1 논문 리뷰 작성을 성실히 진행하되, 내 전공 분야뿐 아니라 넓은 분야의 논문을 보는 습관이 필요하겠다. 오늘 만난 멋진 친구가 알려준 marktechpost도 자주 읽어봐야지.
업무 분야 역시 기본적으로는 연구실 업무를 통해 체득해야겠다. 특히 내 성향이 귀찮은 일들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걸 의식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발표 능력 함양을 위해 앞으로 기회가 되면 콘퍼런스 등에도 많이 참여해 볼 예정이다.
개발 능력은 주기적으로 내가 작업하는 코드들을 리뷰하는 과정과, 공부를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 다소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이외에 영어는 아래에도 적겠으나, 방학부터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며 운동도 시작하여 꾸준히 유지해보고자 한다. 수학과 컴퓨터공학 지식 역시 귀찮더라도 추가적인 공부가 필요하리라.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차근차근해나가면 못할 것도 없는 양이다. 1년 6개월이면 석사 과정보다 6개월 짧은 기간이고, 충분히 석사 수준의 학부생, 척척 학사가 될 수 있으리라.
매일매일: 규칙적인 생활하기
항상 계획을 세울 때면 등장하는 규칙적인 생활하기다.
1학기에 나름 규칙적인 삶을 살기는 했지만, 수강신청 실패로 1교시를 하는 날이면 패턴이 좀 망가져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제 방학이니 정말 온전히 내가 계획한 규칙대로 살 환경이 갖춰졌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실천 가능한 규칙을 세우자.
모름지기 하루의 시작은 기상이고, 기상을 제시간에 하려면 취침을 제 시간에 해야 한다.
나는 푹 자는 날은 7시간, 잠을 설치는 날은 9시간 정도를 자니 취침 시간은 8시간 정도 잡아야 할 것이다.
12시 취침, 8시 기상 정도면 적당하겠다. 출근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9시보다 1시간 여유가 있으니, 설령 늦잠을 자더라도 지각할 일도 없고, 제때 일어나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식사 시간도 생각해 보자.
보통 연구실에 출근해서 동료들과 거의 바로 점심을 먹으니 11시 30분쯤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저녁도 대략 5시 30분쯤 먹는다. 앗, 이거 잘하면 간헐적 단식할 수 있겠다. 7시 30분 이후로 간식을 포함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16시간 단식이 가능하다. 최고다.
식사와 취침 시간만 제때 지키면 사실 삶의 규칙성이 무너질 일은 잘 없다.
정리하면 방학 동안 내 하루 시간표는 이렇게 되겠다.
- (전일) 12시 취침
- 8시 기상 후 시간에 따라 스트레칭이나 산책
- 9시부터 출근 준비 및 출근
- 11시 30분 이후 식사
- 7시 30분 이후로 금식
연구실에 나가는 날이던, 쉬는 날이던 이 시간표만 지키면 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겠다. 든든하구먼.
주 3회: 운동해야지... 체력이 필요하긴 하더라.
연구실에서 6개월 있어보니, 왜 다들 체력이 중요하다 하는지 알겠다.
많은 양의 업무를 할 때, 연구를 할 때, 공부를 할 때 모두 체력이 필요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라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다. 몸이 망가지면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운동을 시작하자.
다만 너무 빡세게 했다가 금방 포기하게 되는 건 내 오랜 경험이 말해주고 있으니, 실천 가능한 수준으로.
마침 연구실 선배가 주짓수를 추천해 줘서, 월수금 주 3회로 주짓수를 해볼 생각이다.
원래 격투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주먹을 날리고 발로 차는 타격계가 아니라 몸 전체를 활용하는 주짓수가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뭐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거 하면 되고.
뭐가 됐든 이제 주 3회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할 것이다.
건강하고 몸 좋은 공돌이가 돼야지.
주 2회: 싫어도 해야 하는 것들, 수학과 영어
연구자로서 수학의 중요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글로벌한 인공지능 학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어 회화 실력을 길러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먼저 영어는 마침 우리 학교에서 오픽 AL 이상이면 장학금을 100만 원 준다고 해서 방학 간 도전할 생각이다.
매주 수요일, 2시간씩 친구와 오픽 대비 공부를 하기로 했다. 오픽이 끝나면 전화영어를 할 생각이다.
수학은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인공지능을 위한 수학을 배울 것이다. 아직 공부 방식은 정하지 못했지만, 다음 주 중으로 확실히 해서 진행해야지.
이 두 일정은 일부러 매주 초반으로 잡았다. 목요일쯤 되면 연구실 주간 업무의 마감도 다가오고, 공부하기 더 싫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해야 할 때가 됐다.
매주: 일과 휴식의 균형
평생을 경험하고 느낀 거지만, 일하겠다고 의자에 앉아있기만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휴식이 과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일과 휴식의 균형이 중요하다.
대략적으로 1주일 단위로 휴식과 일의 계획을 세워서 지내보자.
월~금이야 연구실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고, 토요일은 바쁘더라도 꼭 쉬자.
쉬는 날인데 바쁜 일이 있다고 마음이 불안하면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일요일까지 마감인 일은 무조건 금요일에 끝내고, 토요일은 100% 쉰 다음, 일요일부터 다시 최선을 다해 달려보자.
일요일은 혹시 금요일에 못한 일이 남았다면 하고, 가볍게 내가 좋아하는 공부나 복습을 하며 다음 주를 준비할 것이다. 물론 하루 종일은 아니고, 카페에 가서 가볍게 생각하는 정도가 좋겠지.
내가 부족한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옛날에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참 부끄럽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았는데, 요즘은 사실 그럭저럭 나 스스로가 만족스럽다. 좋게 생각하면 자존감이 오른 것이겠으나, 내가 슬슬 발전이 없는 꼰대가 되는 거 아닌가 싶어 두렵기도 하다.
옛날에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 친절한 사람, 많이 웃는 사람을 목표로 삼고 살았었는데, 올해는 어떤 사람을 목표로 할까 생각하니 잘 떠오르지가 않아서, 내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봤다.
난 요즘 누군가 내 생각이랄지, 배려를 해준다는 느낌이 들거나, 이 사람 참 선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좋더라. 겸손한 사람도 좋고. 그러니 나도 그렇게 돼야지.
다른 이에게 친절하고, 선한 사람이 되자.
스스로 사랑하고 자존감 높지만, 스스로가 틀렸을 수도 있음을 아는 겸손한 사람이 되자.
이렇게 남은 2023년 6개월의 계획을 세워봤다.
뿌듯하다. 이제 실천만 잘하면 된다.
독자님들도 남은 6개월, 하고자 하는 일 잘 정리하시고 모두 이루시며 보내시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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