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의 해. [2020년 계획]
영원할 것 같았던 20살과 새내기로서의 삶이 끝났다.
작년을 맞으며 세워두었던 내 계획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나와 다른 사람에게 솔직한 삶을 사는 것이었고, 이는 대체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나는 운 좋게도 웹과 서버, 딥러닝 등 IT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고, 여름방학에 들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반년이 흐른 지금도 딥러닝으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 이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딥러닝을 하기에는 내 학점이나 의지와 같은 현실적인 장벽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올해 나의 가장 큰 목표는, 딥러닝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교양을 포함한 전체 학점이나, 교과 과정에는 없으나 필요한 딥러닝 기초 지식을 모두 포함한다.
아마추어에서 프로페셔널로: 딥러닝 심도 있게 배우기
IT 업계를 비롯하여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전문가)의 차이를 만드는 기준에 대해 나도 많은 고민을 해봤지만, 최근 김해광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나 나름대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내 논문 지도에 관련하여 상담을 하던 중이었다. 나는 논문을 읽을 때, 논문에서 인용한 수십, 때론 수백 편의 논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김해광 교수님은 전공 분야의 논문을 읽을 때, 인용된 논문 대부분을 이미 심도 깊게 이해하여, 모르는 단어가 없는 상태가 전문가의 기준으로 보았다. 결국 아는 단어의 수가 전문성이라는 것인데, 단순히 영문 단어를 들어본 것이 아니라, 각 지식의 상관관계를 머릿속에 완전히 담아도라는 의미였다.
예를 들어, 멀티미디어에서 p-frame coding을 배우면 motion vector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때, 이 motion vector를 얻는 과정에서 motion compensation과 motion estimation이 필요한데, 이러한 지식을 이해하려면 residual에 대한 지식이, 이를 알기 위해선 기초적인 수학과 CS 지식이 요구된다.
즉, p-frame이라는 단어를 알기 위해서는 그 단어의 의미에 포함된 단어들을 모두 이해해야 하고, 그 단어들 또한 재귀적으로 선행적인 지식(단어)을 요구하는데, 한 분야에서 이러한 지식을 대부분 통달한 상태이면 비로소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은 어렵게 했지만, 결국 기초부터 탄탄히 지식의 탑을 쌓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를 상당히 외면해왔다. 라이브러리와 구현 위주의 딥러닝 공부는 재미있고 그 나름의 의미도 있지만, 취미로써의 딥러닝 공부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딥러닝을 배우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금 기초로 돌아가 딥러닝을 심도 있게 배워보고자 한다.
올해 안으로 파이썬을 이용하여 함수형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구현해 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논문을 통해서 얻는 지식으로 한정하여, 딥러닝의 기초적인 원리와 적용을 한 번에 배워보고자 한다.
이 과정은 티스토리 블로그와 깃허브에 공유할 것이며, 기회가 된다면 발표도 해보고자 한다.
날 설명할 수 있는 지표 만들기: 학점관리
작년 동안 딥러닝을 비롯하여 공부를 많이 했고,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내년 목표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것이다.
가장 필요하며 중요한 지표는 전공 평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교육과정에 서양철학과 같은 팀플 교양 필수과목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순수히 학점 평균이 내 노력을 알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1학년 성적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항상 4점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다소 행복 회로를 돌려보자면, 1학년 성적에 전공과목은 많지 않고, 1학년 이후로 성장하는 성적으로 서사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언어 배우기: 수학
수학은 애증의 과목이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다가도, 때로는 정말 재밌고 놀랍다.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험을 보면 성적이 처참할 때가 많다. 날 너무 들었다 놨다 하는 과목이라, 솔직히 말하면 별로 배우고 싶지 않다.
그러나 딥러닝을 포함하여 컴퓨터 공학을 심도 있게 배울수록 수학 공부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진다. 다행인 것은 수학을 수학과 수준으로 깊이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평생을 배워온 수학 공부의 목표성이 마침내 보인다. 실용적인 수준에서 수학을 최대한 잘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자습의 1순위를 수학으로 두고, 2021년 1월에는 학부 수준의 수학은 모두 가뿐히 A+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 목표다.
2018년에 한 번 해냈었다. 2월에 중학교 3학년 교과서로 공부를 시작한 수포자는 그해 11월에 수능 29번을 풀었다. 못 할 것 없다.
내가 약한 미적분, 이산수학 위주로 교과서 위주의 기초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며 실력을 다질 계획이다. 추후 책을 사는 데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공부하고자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안주하지 말기
나도 어린애
But 또래보다
훨씬 많은 걸 경험했고
그런 내가 남들과 같기를 바라면
그거 참 말도 안 되지
나 자신아 뭘 고민해
- 빈첸, 하선호 <타는 목마름으로>
작년에 뒤늦게 고등 래퍼 2를 보고, 하선호에게 빠지는 계기가 된 가사다.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문제는 자신이 뛰어난 부분만을 보는 것과, 그 우세함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삶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무언가를 얼마나 더 잘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작년에도 이를 목표 삼았지만, 올해에도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코드를 짜고, 더 예쁜 말을 하며, 더욱 속 깊은 사람이 되자.
요약
- 딥러닝에 전문성 갖추기
- 딥러닝 프레임워크 만들어보기
- 구체적인 진로 설정하기 (컴퓨터 비전, 자연어, 데이터 분석 등)
- 논문 많이 읽기
- 지표 만들기
- 학점 4점대까지 올리기
- 계획부터 배포까지 완료한 프로젝트 만들기
- 수학 공부하기
- 고등수학 ~ 학부 수학까지 공부하기
-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Blog > 회고 & 계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단추 [2020년 회고] (6) | 2021.01.08 |
---|---|
컴공 2학년의 여름방학 회고 (2) | 2020.08.29 |
컴공 학부생의 1주 1논문 프로젝트 회고 (0) | 2020.08.29 |
컴공 2학년의 코로나 시국에 여름나기 [2학년 1학기 회고] (0) | 2020.06.26 |
안녕, 내 20살. [2019회고] (1) | 2020.01.0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컴공 2학년의 여름방학 회고
컴공 2학년의 여름방학 회고
2020.08.29 -
컴공 학부생의 1주 1논문 프로젝트 회고
컴공 학부생의 1주 1논문 프로젝트 회고
2020.08.29 -
컴공 2학년의 코로나 시국에 여름나기 [2학년 1학기 회고]
컴공 2학년의 코로나 시국에 여름나기 [2학년 1학기 회고]
2020.06.26 -
안녕, 내 20살. [2019회고]
안녕, 내 20살. [2019회고]
20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