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 2학년의 코로나 시국에 여름나기 [2학년 1학기 회고]
주의. 새벽 1시에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입니다. 헛소리로 시작해서 헛소리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이제 곧 종강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새벽 1시)으로부터 약 2일 하고 22시간이 지나면 시험이 끝난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성한 방학을 앞두고 이게 무슨 너드같은 기대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올해는 2020년이다. 연초부터 난리였던 코로나 19는 현재 진행형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뿐인가, 아직 6월인데 날씨가 미쳤다. 벌써 최고 기온 30도가 말이 되는가? 이대로라면 8월에 내가 외출했다간, 집 앞 지하철역에 다다르기도 전에 열사병으로 쓰러질 것이 틀림없다.
이쯤 되면 세상이 올 한 해 인간들에게 크게 한 번 시련을 주려고 작정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지금도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이 더운 날씨에 방호복을 껴입고 고생하고 계신 의료진 분들에 비하면 내가 겪는 시련은 별 것도 아니지만 여름방학인데 놀러 다니지 못한 다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하물며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여름방학인데!
코로나와 한 학기를 보내고..
누군가는 말하더라. 잃어버린 2020년이라고.
코로나 19가 우리 삶을 정말 많이 바꿔놓긴 했다. 원래 이맘때면 강의 하루 이틀 재끼고 콘퍼런스 다니는 맛에 학교생활하던 나였는데(죄송합니다. 이산수학 ㅂ교수님..), 올해엔 그런 걸 못한다.
친구들이랑 모여서 술 마시고 노는 건 포기한 지 오래다. 카페에서 아무 말 없이 옹기종기 앉아 코딩하던 날들이 그립다. 동아리방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낮잠 자고 게임도 하다가, 당기면 공부도 하고 하던 날들도 그립다.
언택트 시대에 공부하기
콘퍼런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언택트 시대라고 콘퍼런스를 다 온라인으로 하긴 하더라. 일부 학회들도 온라인이 되면서 무료화되어서 좋은 점도 있었다.
다만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다. 보통 내가 오프라인 콘퍼런스에 가면 6시간 정도는 빡 집중해서 발표를 들을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듣자니 2시간 넘어가면 힘들기 시작하더라.
온라인 강의도 정말 고생했다. 학교 강의가 전부 온라인화 되었는데, 다행히 내가 듣는 강의의 교수님들은 강의 품질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집중하기 정말 힘들었다. 난 올드한 스타일인가 보다.
코로나가 준 기회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19가 어느 정도 일거리를 주더라. 돈을 주는 일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봉사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던 2월 경에 코로나 19 지도 제작에 참여했고,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강의로 전환된 뉴욕대학교 딥러닝 강의 번역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위기는 기회라 했던가, 이런 시국이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PR 하기에도 좋다.
집에서 하니까 한번에 여러 개 할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내가 해커톤 하면서 코딩 테스트까지 동시에 하고 있을지.
당연히 여겨왔던 소중한 것들
맨날 똑같은 의자에 앉아서, 비슷비슷한 과제나 하며 사는 게 이렇게 질리는 일이란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사람을 못 만나니까 너무 힘들다. 작년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하고 알던 사람들한테서 새로운 면을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집에만 있으니 그런 재미가 없다.
집에서 할 일이 없는 것보다도, 사람을 못 만나는 게 너무 외롭다. 코딩 얘기도 모여서 해야 재밌는데 말이야.
코로나가 언젠가 사라지고, 다시 사람들이랑 모여서 놀게 되면 느낌이 정말 색다를 것 같다.
그래서, 방학 땐 뭐하지?
학기 중에는 학생이다 보니, 수많은 과제와 학점 관리에 치여 학교 공부를 우선시하게 된다. 대체로 학교 공부가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해도, 분량을 채워야 하는 리포트식 과제나 관심 없는데 어려운 알고리즘 문제 등을 보고 있으면 여간 힘이 빠지는 게 아니다.
학교 끝나고나면 진이 다 빠져서, 동아리 방에 갔다가 집에 가는 게 1학년 때 내 일상이었다. 올해엔 그것도 못해서 정말 힘들다. 온라인 강의 좀 듣고 필기 좀 하고 나면 힘이 쫙 빠진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멘탈도 정상이 아니다.
이제 드디어 과제와 출석으로부터 해방되었으니, 놀면서 적당히 할 공부를 찾아봐야겠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좀 하고, 논문도 좀 읽고..
논문 리뷰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볼까 싶다. 마침 해보고 싶은 논문도 있다.
딥러닝 얘기할 친구도 사귀고 싶다. 생각있으면 giopaik@naver.com로 연락 주시라.
재밌는 콘퍼런스나 해커톤도 있다면 불러주시면 고맙겠다.
회고라기엔 그다지 많은 내용은 없는 것 같지만, 여기까지가 내 2학년 1학기였다.
난 이제 남은 시험 2개를 준비하러 가야겠다.
독자분들도 보람차고 많이 재밌는 여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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