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3학년 복학, 그리고 연구실 [2023년 계획]
2019년 회고 글과 2020년 계획 글로 시작한 블로그를 운영하지도 어느새 만 3년 정도가 되었다.
그간 5편의 회고 글과 2편의 계획 글을 작성하고 군대에도 다녀왔다.
군대에서의 시간은 그야말로 한 편의 글에 다 담지 못할 다양하고 의미 있는 경험들이었다.
좋은 경험도, 나쁜 경험도 많았던 내 군 생활에 관한 글은, 군대에 간 공돌이 카테고리에서 볼 수 있다.
각설하고, 이제 군대에서 전역하여 내 청춘의 2막을 열기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전역과 함께 다시 시작될 컴퓨터공학도로서의 삶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설렘이 가득하다.
이제, 백지오 병장에서 공돌이 백지오로 돌아갈 때가 됐다.
전역, 군인에서 다시 민간인으로
21개월의 군생활은 그야말로 내 22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할 만한, 중요하고 큰 경험이었다.
내게 철학을 비롯하여 수많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눈을 뜨게 해 주었고,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생각도 깊이 해볼 기회가 되었다.
배우고 닮고 싶은 좋은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났으며, 반면교사 삼을 만한 사람들 또한 만났다.
이 모든 경험을 여느 사람들처럼 단순히 "끔찍했던 군생활"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이 경험들을 최대한 기록하고 나누려고 한다.
이제 곧 전역이지만, 군대에 간 공돌이 시리즈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다. 내 군생활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영감과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3학년 복학, 커리어의 방향을 잡자
전역하고 바로 23년도에 복학할지, 한 학기에서 일 년 정도 휴학하고 시간을 가질지 고민이 많았다.
휴학을 하게 된다면, 모아둔 돈으로 세계 여행이나 봉사 활동도 하고,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를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는 복학을 택했다.
이 선택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복학하면 이제 3학년이다.
2학년 때까지 나름 열심히 살아온 덕에, 전공 학점이나 졸업요건을 꽤 잘 채워두었다. (매 학기 20학점을 들었다.)
3학년에는 학교 수업은 졸업과 학점 관리가 가능한 선에서 적당히 듣고, 내 커리어의 방향을 잡고자 한다.
졸업 준비
우리 학교 졸업 요건 중 봉사 시간, 토익 점수 등 전공과 무관한 것들은 3학년 내로 끝내자.
4학년에는 그야말로 목표를 향해 집중해서 달려야 한다.
학점도 관리해야 한다.
욕심내서 많이 듣지 말고, 18학점 정도만 듣되 잘 하자. 1, 2학년 때 말아먹은 과목들 재수강도 해야 한다...
커리어의 방향 잡기
이제 졸업까지 2년이 남았다.
마지막 1년을 취직이나 진학을 위해 활동하는 데 보낼 것을 생각하면 고민할 시간이 정말 얼마 없는 것이다.
다행히 1학년 때부터 고민과 경험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분야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었다.
뭐가 되었든 AI 기술을 배우고 싶었고(1학년), 딥러닝을 연구하는 일이 하고 싶은지, 활용하는 일이 하고 싶은지 고민했던 시기(2학년)를 지나, 지금의 나는 컴퓨터 비전 응용 연구를 하고자 한다.
딥러닝 그 자체에 대해 연구하는 코어 연구는 흥미롭지만, 수학적으로 약한 내게 적절하지도 않고, 깊게 공부해보니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반면, 실제 산업 분야 등에 비전을 적용하는 연구들은 흥미롭다. 결과가 바로 확인되며, 실용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적성에도 맞는다.
2023년에는 컴퓨터 비전 응용 연구를 경험해보며 내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볼 것이다.
연구 모드, ON
내년 1, 2월 동안 우리 학교 컴퓨터 비전 분야 연구실에 다녀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분야도 나와 잘 맞지만, 연구 문화와 구성원 모두 뛰어난 연구실이라 기대가 앞선다.
이 기회를 통해, 컴퓨터 비전 응용 연구가 내게 정말 잘 맞는 길인지 파악하고, 연구 윤리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자로서의 기술을 익혀볼 생각이다.
다만, 항상 솔직하고 바른 길을 걷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자.
과학은 실패에 관대하다. 그러나 부정직과 거짓에는 가혹하다. 그래야만 한다.
내가 앞으로 마주할 실패들에 무너지지 않고, 끈기 있는 연구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사람이 되자.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더 만나자.
매년, 매달, 매 순간 내가 행복하고 성공한 순간에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운 좋게도 나는 지금까지 항상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 왔다.
특히 전공 분야에 있어서는, 어릴 적부터 분야에서 앞서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운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내가 좋은 사람이 될 차례다.
비단 전공 분야나 학업적인 부분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항상 스스로를 극복하는 사람이 되자.
나 자신의 치부를 들여다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나아지는 과정에 망설이지 않는 사람이 되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나도 좋은 사람이 되자.
결론: 2024년의 나를 그리며
매년 계획과 회고를 반복하며 느끼는 것은 1년이 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는 것이다.
어떤 목표들은 조금도 이루지 못하거나 아예 목표를 바꾸게 되며, 어떤 목표들은 계획 이상으로 한참 초과 달성하게 된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최대한 추상적인 목표를 잡는 것이다.
세부적인 계획보다는 내가 바라는 나의 미래상을 그리는 것.
솔직히 2024년 1월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연구실에 계속 다니고 있을까? 갑자기 회사에 가거나, 휴학을 했을지도 모른다.
완전 의외로 뒤늦게 분야를 바꿔 음악이라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2022년 말의 나는 2024년의 내가 이런 모습이길 간절히 바란다.
더 맑고 또렷한 시야로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기를.
솔직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꿋꿋하게 내 길을 걷고 있기를.
많은 어려움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을 꿈꾸는 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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